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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생각

페미니즘? 그게 뭐야? - 메갈리아, 워마드때문에 수면 위로 올라온 페미니즘


 19세기 말 영국, 여성들은 '왜 우리도 같은 인간인데 참정권(suffrage)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들의 생각은 그 시대를 살고있는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얻었고 그렇게 의회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우리도 같은 인간이에요. 우리에게 참정권을 주세요.'

 여성들은 계몽주의의 영향을 받아 이성적 사고로 '남성'들을 이해시키고 자신들의 '인권'을 보장받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여성들의 의견은 계속해서 무시당했다. 그래서 여성들은 '여성사회정치연합(Women's Social and Political Union - WSPU)'라는 집단을 만들고 그들의 의견을 계속해서 피력했다. 하지만 '평화적인 방법'으로는 남자들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다. 그래서 WSPU는 독한 마음을 먹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트래펄가 광장으로 나가 연설을 하기 시작했다.

 '인류의 절반인 여성이 이 세상에서 자유를 얻을 수 없다면, 진정한 평화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그녀들은 영국 사회에 반기를 들었다. 온건한 방법으로는 자신들의 인권을 찾을 수 없다 생각해서 유리창을 부수고 우체통을 부수며 참정권을 주장했고 결국 20세기 초 30세 이상부터 투표에 참여 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제한은 20세 이상의 여성에게까지 확대되었다. 이것이 서프러제트 운동(Suffragette)이다. 이 운동을 시발점으로 페미니즘이 태어나게 된다. 이후 2기 3기를 거치며 여러 형태의 페미니즘이 나오게 되었고 현 사회는 보수, 급진, 사회주의 ,컬추럴, 리버럴 등 여러가지 페미니즘이 존재게 되었다.


 미리 밝히지만 난 성평등주의자이다.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리버럴 페미니즘(자유주의 페미니즘)에 속한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생각하지만 성평등주의자라기 보다 평등주의자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내 가치관은 '모든 사람은 같은 수준의 인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인권은 항상 향상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이기 때문이다.

 자 그럼 이제 지금의 상황을 보자. 대한민국 사회에서 왼손의 힘이 센 사람이 한다는 집회와 투쟁구호를 외치는 단체가 생겼다. 그들은 여성이라 피해를 받았고 여성이라 차별받았으며 여성이라 죽었다고 외치며 사회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의 이름은 메갈리아와 워마드이다. 이들은 강남역 살인사건 집회를 주도했으며 강남역 살인사건을 혐오 범죄로의 재수사 요청과 자신들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커리어에 흠집이 난 여자 성우를 위해 넥슨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 주장하며 그들이 하는 운동은 여성을 위해 싸우는 형태가 될 것이라 했다. 실제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페이스북에서 '메갈리아4'라는 페이지로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페미니즘이란 무엇일까? 정의를 살펴보자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차이를 없애야 한다는 견해. 남녀동권주의, 여권 확장론' 

 네이버 두산백과에는

 '여성과 남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 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아우르는 용어.'

라는 말로 정의했다. 말이 어렵다고 생각되면 쉽게 '권리와 책임에 있어서 남자=여자'를 만드려는 사상이라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페미니즘 그 자체만으로는 여성 우월주의가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권리와 책임에 있어서 남자=여자'를 만드는 사상이지 '여성의 권리를 왕창 올리지만 책임은 지지않는' 편리한 사상이 아니다. 현 시대의 주류 페미니즘은 성평을을 위시한 사상이다. 때문에 현재 다수의 페미니스트는 성평등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소수만이 다른 페미니즘을 주장한다. 그리고 그 소수가 메갈리아와 워마드로 대표되는 페미니즘 운동이다.

 일단 이 말을 먼저 해야겠다. 내가 이 글에서 초점을 맞추려는 부분은 한국 사회와 그들의 상호관계만을, 그러니까 사회 집단과 '페미니즘' 집단의 관계로 설명하려 한다. 메갈리아와 워마드 내부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내가 판단을 내리는 것은 하지 않겠다. 때문에 나는 일단 그들을 '페미니즘'이라 정의 할 것이다. 자 그럼 시작 해보자.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어떤 페미니즘일까? 그들은 급진 페미니즘과 에코 페미니즘의 일부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 각각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자.

 급진 페미니즘은 영어로 레디컬 페미니즘이라고 한다. 이 사상은 인간 심층 생각에 존재하는 남성 중심성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사회의 표준이 가부장적, 즉 남성위주로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을 하며 이들은 단순히 차별 철폐, 같은 출발선보다 더 나아가 여성에게 적극적인 우대조치를 해줘야 한다고 말을 한다.

 에코 페미니즘은 여성이 억압받는 상황을 사람들이 자연을 파괴하는 것에 빗대어 주장한다. 사회에서 여성들이 남성에게 지배받는 상황과 자연이 인간에게 지배받는 상황과 동일하다고 말을 하며 남-여, 인간-자연의 이원론적 관점을 배제해야 한다고 말을 한다. 

 내 관점으로 바라보자면 메갈리아와 워마드는 에코 페미니즘의 남-여 프레임 깨부수기와 급진 페미니즘의 형태를 띄고있다 판단한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 급진 페미니즘이 통하지 않으면 에코 페미니즘으로 넘어가려는게 아닐까 싶다.


 앞서 서프러제트 운동을 설명했던 이유는 페미니즘의 역사와 지금 그들이 하는 행위를 설명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리창을 깨부수는 행위와 목소리 높여 집회를 하는 것, 이 둘은 비슷하다. 사회가 여성을 억압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들고 일어나 직접적인 형태로 사회와 맞서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도 '우리가 처음부터 이랬냐. 너희가 잘 들어주지 않으니 우리도 남은게 이 방법 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이 주장은 역사적으로 많이 나왔던 말이다. 프랑스 대혁명이 그랬고 중국 신해혁명이 그랬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19세기 말에 발생했던 임오군란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같은 5공화국 시절 수많은 운동들이 그랬다는걸 이미 알고 있다. 억압되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주장을 사회에 알리기 위해, 자신의 주장이 사회에서 울려 퍼지도록 노력을 한 형태이다. 이것을 비난 할 수 없다. 그들의 주장이 사회에 퍼지지 않았고 실제로 이 방법은 효과적이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니 여권신장은 이미 많이 있었고 제1기 제2기를 지나 제3기 페미니즘 운동이 나오는 지금 왜 제2기의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거지?' 이 의견 또한 맞다. 누가 보기에는 지금 이 사회가 남녀 평등이 이루어진 사회라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당신은 사회가 성별에 상관없이 평등하다 생각했고 그들은 아니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이제 논의를 해보려고 하는 것은 '그들이 하는 일들이 페미니즘과 연관되어 있는가.'이다. 인터넷을 읽어보고 다수의 기사를 읽어보면 그들이 자행하는 짓은 페미니즘이 아닌 그저 분노를 표출하는 행위이며 남성을 혐오하는 일만 한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사회에서 그들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과 그들이 표방하는 본질이랑 상관없이 그들의 사회 활동만 놓고 본다면 그들은 페미니즘 활동을 한 것이 맞다. 그 운동은 그곳에 속한 여성들의 권리와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행해졌기 때문이다. '모든 여성'이 아닌 '자신들만 좋은 행위'도 페미니즘으로 생각해야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것이다. 이것에 대한 대답은 '맞다'이다. '아니 집단 소속자만 이득이 있다면 그게 인권운동이야?'라는 질문이 들어올 수 있다. 그 의견 또한 옳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NGO처럼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것만 인권운동으로 보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노동운동과 퀴어 퍼레이드가 그렇다. 노동운동은 노동자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 파업을 한다. 파업을 통해 초래되는 사회 문제에 대한 부분은 나중의 일이다. 퀴어 퍼레이드도 자신들이 생각하는 방식의 퍼레이드를 했고 그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는 신경쓰지 않았다. 메갈리아 또한 이들과 마찬가지다.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사회에 나타났고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행동했을 뿐이다. 메갈리아와 그의 파생 사이트 및 집단이 생긴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들의 운동이 진정으로 효과가 보여지는 것은 꽤나 나중의 일이다. 서프러제트도 그랬다. 운동 자체는 19세기 말부터 시작되었지만 효과는 20세기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금 메갈리아의 활동도 페미니즘을 위한다고 말을 하니 그들의 활동 또한 페미니즘 운동으로 봐야 한다. 이것이 진짜로 페미니즘 운동이었는지 아닌지는 역사가 판단을 해 줄 것이다.

 현재 그들이 욕을 먹고 있는 이유는 사실 페미니즘의 한계와도 연관이 있다. 어떤 사상이더라도 행위를 하는 주체가 인간인 이상 인간적인 한계를 가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페미니즘이라는 것이 이상(ideal)이 아닌 사상(ideology-관념론)이기 때문에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대해 성평등 사상과 시각적 차이가 있어 페미니스트가 아닌 사람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이유도 크다. 그리고 그들이 행하는 1세대 페미니즘은 폭력적이기에 지금의 관점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것도 있다. 

 위에 계속해서 말했지만 그들의 내부적인 일들은 배제하고 썼다. 그들의 내부에서 행해지는 행위는 각자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들을 말하면 페미니즘에 대해 말을 하는 것이 너무나 주관적인 일이 되버리기에 이렇게 했다. 만약 그들의 본질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면 찾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본질에 대한 부분은 각자의 판단에 맞기면서 글을 줄여야겠다.


p.s. 사족을 붙여보자면 만약 그들이 진정으로 페미니즘을 생각한다면 내부에 있는 일들에 대한 자정작용이 필요하고 세계의 절반을 차지하는 남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현시대의 페미니스트들의 말을 들어보고 수용할 부분은 수용해야 하며 지금처럼 극단주의 사상으로 페미니즘에 접근하는 방법은 위험하다. 극단주의는 역사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참조

Feminism,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Feminism

'여혐 논란' 재점화... 웹툰 작가들, 일베 회원들 고소, JTBC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280510

유리창 깨뜨리고 여성참정권 얻다,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4c3d516fd33f4d5b8d8cb9174b3fc3df

Suffragette,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Suffragette

당신이 서프러제트에 대해 몰랐던 13가지 사실, 작성자 오스카리

http://annsmiley2.postype.com/post/42404/

페미니즘, 두산백과, 네이버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57754&cid=40942&categoryId=3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