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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그 남자의 하루

그 남자의 하루 - 2



해가 정수리에 걸리는 시간. 그는 도서관을 향해 천천히 걸어간다. 그의 집에서 도서관까지 걸어가는 길은 그다지 멀지 않다. 횡단보도를 3번 육교를 1번 얕은 언덕을 2번 넘으면 될 뿐이다. 그의 삶, 하루의 중간은 점심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소란스럽지만 그의 주위는 고요할 뿐이다. 왁자지껄, 소란스러운 점심의 시작은 그와 동떨어져있다. 그는 도서관으로 이어지는 길을 스쳐가며 많은 사람들과 마주 할 수 있지만 그들과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는 매일 같은 길 위에서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들에게 있어 이 삶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자신과 달리 행복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 또한 저렇게 될 수 있을 것인가, 오늘도 답은 그에게 도달하지 못한 채 허공에서 맴돈다.

길을 걸어 도착한 도서관은 넘을 수 없는 장애물처럼 그에게 다가왔다. 그의 생각 속에서 도서관은 탈출구며 안식처이지만 동시에 개개인들의 욕망이 숨 쉬는 공간이다. 그곳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취업 혹은 사업을 위해 공부하며, 그저 조용히 책을 읽기도 한다. 또, 그저 도서관이 있어 그곳에 근무하기 때문에 출근하는 사람들도 있다. 도서관은 여러 욕망이 뒤엉켜 그곳을 찐득하게 만든다. 모두가 매혹적인 욕망 속에서 천천히 혹은 빠르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헤엄을 치고 그곳의 탈출을 꿈꾼다. 몇 명이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탈출이 해방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는 과연 자신의 어떤 욕망을 위해 도서관으로 들어가는 것일까? 이 질문들 또한 구체화 되지 않은 채 그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2016/07/03 - [단편/그 남자의 하루] - 그 남자의 하루 - 1

2016/07/07 - [단편/그 남자의 하루] - 그 남자의 하루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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