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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그 남자의 하루

그 남자의 하루 - 3



그는 도서관에 들어가기 전, 항상 하늘을 보며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어린 날의 그는 어떠한 걱정도 하지 않고 즐겁게 삶을 살아왔다. 생각해보면 근심도 걱정도 없고 어떠한 의무도 책임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을 때부터 끝이 났다. 국영수사과를 가르치는, 지옥같은 학원에서의 하루하루는 어렸던 그를 성숙하게 만들었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쳇바퀴 굴리듯이 하루하루를 살아왔던 것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아이처럼 투정부리는 행위는 용납되지 않았다. 그런 환경에서 아이는 어느 순간부터 현재에 바라보지 않게되었다. 자신은 더 나은 미래만을 생각해야만 하고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렇게 9년 간 성숙해졌다. 과연 그 날들은 자신이 선택한 삶이었을까? 더 발전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뒤쳐진다는 생각도 자발적인 생각이었을까? 남들과 다른 자신만을 위한 것들을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오히려 자신은 늘 더 놀고 싶어했었다. 놀이터에 가서 흙 장난을 하는 것을 좋아했고, 미끄럼틀 꼭대기에서 보는 세상을 좋아했다. 손으로  오물조물 만드는 것이 행복했고 자신의 힘으로 걸어 올라간 미끄럼틀에서 본 세상은 아이의 마음을 빼앗을 정도로 멋졌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학교와 가정에 의해 금지당했다. 아이는 미래 만을 바라보도록 교육받았다. 그래서 아이는 더 즐겁고 더 행복한 것이 미래에 있다는 말을 믿고 노력했었다. 그건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그는 하늘을 보며 과거를 회상했지만 그 회상조차 그를 불편하게 만들 뿐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는 하늘을 보는 것을 그만 둘 생각은 없다. 그에게 있어서 하늘은 육체와 그곳에 속박 된 영혼이 탈출하고자 하는 최종 목적지는 저기 자유로워 보이는 하늘이기 때문이다. 하늘에 가면 분명 즐겁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늘에 가면 비교 당하거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순수했던 그때처럼, 산타를 믿는 아이처럼, 그는 그렇게 믿고 있다. 분명 언젠가 도달할 곳이지만 아직은 갈 수 없기에 오늘도 다리를 땅에 꽉 붙인 채 이를 악물고 도서관에 들어간다.





2016/07/03 - [단편/그 남자의 하루] - 그 남자의 하루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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