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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그 남자의 하루

그 남자의 하루 - 5



 부정적인 생각은 그의 머릿속에서 가지를 치기 시작한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끌어들이고 그것들은 점점 커져서 그의 머리를 억울함과 분노로 끈적끈적하게 만든다. 부모의 재력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인생이 정해진다는 이야기부터 사회의 부정적인 면만 모아 부르는 사회 비판적인 용어들까지, 편파적인 시각에서 본 사회의 모든 것들은 자신보다 사회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믿게 만드는 그런 트렌드에 편승하여 분노로 사회를 바라보고 거짓 된 비난 조소를 사회에 보낸다. 그의 분노는 자신이 지금 겪는 상황에까지 도달해 그의 분노를 더더욱 부채질했다. 왜 자신은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이렇게 살아야 하는걸까, 왜 자신은 주위 사람들한테 동정을 받아야 하는걸까, 왜 자신은 ‘최선’을 다 했는데 얻은 성과가 없는 것일까. 계속된 사회 시스템이 잘못되어있다는 생각은 그가 책을 반납하는데도 적용되었다. 계단을 오르내리기 귀찮은 것은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때문에 반납은 한 곳에서 전담하면 좋겠다고 모두가 생각할텐데 도서관은 왜 고치지 않는 것일까. 여태 아무도 건의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지만 그걸 건의할 만큼 용기가 있지는 않다. 그저 소심하게 이 시스템을 만든 사람과 지금의 사회를 욕할 뿐. 속으로는 차라리 내가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이것보다 훨씬 잘했네 뭐네 그러며 내가 담당자면 이렇게 저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혹시 몰라 옆에 사람이 지나갈 때는 이것들을 조그맣게 소리 내어 말하는데 혹시 도서관 관장 같은 사람이 이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아 자신을 고용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불평 불만과 사회를 비난했지만 결국 그는 현체제를 거스리지 않고 2층 3층 열람실에 책을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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