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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苦獨), 남겨진 외로움 - 1 이제 여름의 초입이 아닐까 생각되는, 덥지는 않지만 끈적함이 몸에 달라붙는 6월의 어느 날, 오랜만에 귀찮은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야 뭐하냐. 오랜만에 나랑 술이나 먹자.” “뭐야 동네에 있었냐? 그럼 말을 해야지. 어딘데?” “맨날 싸게 먹던 곳이지.” “그 편의점? 알았다. 기다려봐라.” 밤 10시. 그렇게 늦지는 않은 시간이다. 내일 일을 하러 가야 해서 일찍 자려고 했지만 친구랑 조금 놀아도 되지 않을까. 그래도 가서 투덜거려야지. 이 친구에 대해 설명하자면 자주 연락을 하는 친구는 아니지만 가장 친한 친구를 꼽으라면 언제나 최우선 순위에 두는 그런 친구, 바르고 쓴 소리만 하지만 미워 할 수 없는 그런 친구, 만나면 서로 웃기지도 않는 말을 하면서 낄낄대는 그런 친구, 남들 앞에서 강한 척 .. 더보기
사람은 모르는 물건의 그저 그런 이야기 - 完 이곳은 어느 백화점 내부 고객만족센터 앞에 펼쳐진 추석 선물 세트 판매장 앞이다. 시끌벅적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캐셔들은 웃음으로 굳은 얼굴로 ‘어서오십쇼, 안녕히 가십쇼. 몇번 고객님 이쪽입니다.’ 인사를 한다. 고객들은 캐셔의 얼굴을 잘 보지는 않고 빠르게 지나갔다. 고객들은 무표정하고 무감정한 얼굴로 캐셔 앞을 지나가고 있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일만 생각하는 얼굴이다. 선반에 추석 선물 세트가 오손도손 모여있다. 아마 캐셔가 추석 선물 세트를 파는 것이 아닐까. 선반을 살펴보면, 선물 세트의 왕도인 먹거리 세트부터 목욕용품 세트까지 많은 선물 세트가 있었다. 그 중, 참치캔과 가공육 통조림이 같이 있는 세트의 참치캔이 의문을 제기하며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저기 서서 우리를 팔.. 더보기
페미니즘? 그게 뭐야? - 메갈리아, 워마드때문에 수면 위로 올라온 페미니즘 19세기 말 영국, 여성들은 '왜 우리도 같은 인간인데 참정권(suffrage)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들의 생각은 그 시대를 살고있는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얻었고 그렇게 의회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우리도 같은 인간이에요. 우리에게 참정권을 주세요.' 여성들은 계몽주의의 영향을 받아 이성적 사고로 '남성'들을 이해시키고 자신들의 '인권'을 보장받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여성들의 의견은 계속해서 무시당했다. 그래서 여성들은 '여성사회정치연합(Women's Social and Political Union - WSPU)'라는 집단을 만들고 그들의 의견을 계속해서 피력했다. 하지만 '평화적인 방법'으로는 남자들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다. 그래서 WSPU는 독한 마음을 먹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트래펄가 .. 더보기